고정금리 vs 변동금리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금리가 움직이면 내 대출은 어떻게 되나요?

SeriesFeb 18, 20266 minutes

대출 상담 창구에서 상환 방식을 고르고 나면, 곧바로 다음 질문이 날아와요. 고정금리로 할지, 변동금리로 할지. 그 자리에서 3초 만에 대답해야 할 것 같지만, 이 선택은 앞으로 몇 년, 길게는 30년 동안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갈 금액을 결정해요.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오늘 정리해볼게요.

상환 방식 다음에 오는 두 번째 질문

9화에서는 대출을 갚는 네 가지 방식을 봤어요. 만기일시, 원금균등, 원리금균등, 체증식. 어떻게 갚느냐를 정하고 나면, 곧바로 이 질문이 따라와요.

솔직히 이쪽이 더 어려워요. 상환 방식은 지금 내 벌이와 지출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오는데, 금리 선택은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를 맞혀야 하는 문제처럼 보이거든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두고 고르는 셈이에요.

고정금리 - 만기까지 같은 숫자

대출받을 때 정해진 금리가 만기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연 3.5%로 빌렸다면 30년 뒤에도 3.5%예요. 그사이 시장금리가 4%대로 오르든 2%대로 내리든, 내 대출 금리는 꿈쩍하지 않아요.

장점은 분명해요. 매달 나가는 이자가 변하지 않으니 생활비 계획을 세우기 쉬워요. 뉴스에서 금리가 올랐다는 소식이 나와도 남의 일처럼 볼 수 있는 안정감이 있고요.

단점도 있어요. 고정금리는 보통 변동금리보다 처음 금리가 높아요.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돼요. 앞으로 금리가 올라도 나에게 더 받을 수 없으니, 그 위험을 미리 금리에 얹어두는 거예요. 일종의 보험료인 셈이죠.

그리고 대출을 받은 뒤에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나는 높은 금리에 묶여 있는데 새로 대출받는 사람은 낮은 금리로 받는 상황이 벌어져요.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순간이에요.

변동금리 - 몇 달마다 다시 정해지는 숫자

일정 주기마다 시장금리에 맞춰 대출 금리가 다시 정해지는 방식이에요. 주기는 보통 3개월, 6개월, 12개월이에요. 6개월 변동금리로 빌렸다면 6개월마다 그 시점의 시장금리를 반영해 내 금리가 재조정돼요.

8화에서 본 흐름과 이어져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끼리 주고받는 금리가 내려가고, 은행이 돈을 모으는 비용이 줄고, 결국 내 대출 금리도 내려간다고 했죠. 변동금리는 이 흐름을 그대로 받아 적는 방식이에요.

장점은 처음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게다가 금리가 내려가는 시기에는 내 이자 부담도 함께 줄어들어요.

단점은 정확히 그 반대예요. 금리가 올라가면 월 상환액도 따라 올라가요. 특히 20년, 30년짜리 장기 대출이라면 그 긴 시간 동안 금리가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르니 불확실성이 커요.

혼합금리 - 처음엔 고정, 나중엔 변동

실제 대출 상품에는 혼합금리도 있어요. 처음 일정 기간은 고정금리로 가다가, 그 뒤에는 변동금리로 바뀌는 방식이에요.

"5년 고정 후 변동" 상품이라면 처음 5년은 금리가 묶여 있고, 6년째부터는 6개월마다 재조정돼요. 처음 몇 년은 안정적으로 버티고 싶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혜택도 놓치기 싫을 때 고르는 선택지예요.

다만 함정이 하나 있어요. 고정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금리가 올라 있으면, 그때부터 부담이 한 번에 커져요. 5년 뒤의 나에게 결정을 미루는 방식이라고 봐도 돼요.

고정은 경로를 막고, 변동은 경로를 열어둔다

8화에서 본 그 경로를 떠올리면 차이가 한 줄로 잡혀요. 고정금리는 그 경로를 막아두는 쪽이에요. 기준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내 금리는 그대로죠. 변동금리는 경로를 열어두는 쪽이고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그 혜택이 내게 오고, 올라가면 그 부담도 내가 떠안아요.

예측하려 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세요

흔히 이렇게들 말해요.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고정, 내릴 것 같으면 변동이라고요. 그런데 이 기준은 앞으로 금리가 어디로 갈지 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어요. 경제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갈리고, 예측이 빗나가는 일은 흔한데도요.

그나마 예측에 기대지 않는 기준이 하나 있어요. 20년, 30년짜리 긴 대출이라면 고정금리 쪽이 마음 편하다는 것. 그 긴 세월을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현실적인 질문은 이쪽이에요 : "금리가 올라서 월 상환액이 늘어나도 나는 감당할 수 있는가?"

감당할 수 있다면 변동금리의 낮은 초기 금리를 활용해도 돼요. 빠듯하다면 조금 더 내더라도 고정금리로 안정성을 사는 편이 나아요. 9화에서 상환 방식을 고를 때와 똑같아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고르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지금은 금리 방향이 인하에서 인상 쪽으로 한 번 꺾인 국면이에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75%고요. 이런 국면에서 고정과 변동은 단순히 숫자가 다른 두 상품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누가 떠안느냐가 다른 두 약속이에요. 고정은 지금 조금 더 비싼 값을 내고 앞날의 변동을 은행에 넘기는 쪽, 변동은 지금 싼 값을 받는 대신 그 변동을 내가 안는 쪽이에요.

예금 쪽 숫자를 같이 보면 감이 와요.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이 연 2.9~3.2%, 저축은행은 연 3.4~3.6% 수준이에요. 은행이 돈을 모으는 데 치르는 비용이 이 정도라는 뜻이고, 변동금리 대출은 이 비용의 변화를 시차를 두고 따라가요. 반대로 고정금리에는 그 시차와 불확실성을 은행이 대신 감당하는 값이 미리 얹혀 있고요.

그래서 대출 상담을 앞두고 있다면, 어느 쪽이 유리할지 예측하려 애쓰기보다 창구에서 이렇게 물어보세요 : "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월 상환액이 얼마가 되나요?" 그 숫자를 보고 내 통장이 버틸 만하면 변동금리를 검토하고, 아찔하다면 고정금리로 기울면 돼요. 예측이 아니라 계산으로 고르는 방법이에요.

이미 변동금리 대출이 있다면 약정서에서 두 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 내 금리가 몇 개월 주기로 다시 정해지는지 - 3개월이냐 6개월이냐에 따라 인상이 내 통장에 닿는 속도가 달라져요.

  •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 갈아타기의 실익은 결국 이 비용을 빼고 계산해야 하니까요.

그 주기와 비용을 알고 나면 금리 뉴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달 내 이체 금액에 대한 예고가 돼요. 고정과 변동 사이에서 정답을 맞히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정해 둔 사람은, 금리가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흔들리지 않아요.

그런데 고정이든 변동이든, 애초에 내 대출 금리가 몇 %에서 시작하는지는 무엇이 정할까요. 다음 화에서는 같은 은행 같은 상품인데도 사람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이유, 신용점수 이야기를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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