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란 무엇인가

투자란 무엇인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데, 왜 투자를 할까요?

SeriesFeb 19, 20266 minutes

'은행과 금리'의 마지막 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부모님 세대에는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자산이 불어났지만, 지금은 예금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겨우 이기는 수준이라고요. 그래서 저축과 투자의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했죠.

그런데 "투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주식? 무섭다." "돈 잃는 거 아니야?" "그거 도박 아니야?"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잃었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그래서 투자는 위험하고 저축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은행과 금리'에서 본 것처럼, "저축만 하는 것"도 사실 위험할 수 있어요. 물건값이 해마다 조금씩 오르거든요. 이걸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물건값이 오른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같은 1,00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게 줄어든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투자란 정확히 뭘까요? 그리고 도박과는 뭐가 다를까요?


저축과 투자의 차이

'은행과 금리'에서 저축은 "돈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어요.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넣으면 원금이 보장되고,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죠. 안전하지만, 크게 불어나지는 않아요.

투자는 "돈을 불리는 것"이에요. 내 돈을 어딘가에 넣어서, 시간이 지나면 더 큰 돈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는 거예요.

핵심 차이는 "원금 보장 여부"예요.

저축은 원금이 보장돼요. 1,000만 원을 넣으면 1,000만 원은 반드시 돌려받아요. 대신 수익은 작아요.

투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아요. 1,000만 원을 넣었는데 1,20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800만 원이 될 수도 있어요. 대신 수익이 클 수 있어요.

그렇다면 투자는 결국 운일까요. 여기서 투자와 도박의 차이가 갈려요.


투자와 도박은 뭐가 다를까?

도박은 제로섬 게임이에요. 누군가가 돈을 따면,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잃어요. 카지노에서 내가 100만 원을 따면, 그 돈은 다른 사람이 잃은 100만 원이에요. 새로 만들어진 돈은 한 푼도 없죠. 게다가 카지노가 수수료까지 가져가니, 참가자 전체로 보면 오히려 줄어들어요.

투자는 달라요. 투자는 플러스섬 게임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사람이 작은 빵집을 열고 싶은데, 돈이 부족해요.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내 빵집에 투자해주면, 빵집이 잘 되면 이익을 나눠줄게"라고 제안해요.

빵집이 잘 돼서 매출이 오르면? 빵집 주인과 투자한 사람이 나눠 가질 몫이 함께 커져요. 없던 돈이 새로 만들어진 거예요. 누가 잃어야 내가 버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죠.

물론 빵집이 망하면 투자금을 잃을 수 있어요. 그래서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죠. 하지만 도박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투자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에 돈을 대는 것이라는 거예요.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예요.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는 건,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팔아서 이익을 내는 활동에 내 돈을 보태는 거예요. 삼성전자가 성장하면, 내 투자금도 함께 커져요.


투자의 두 가지 수익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 시세 차익이에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예요. 1만 원에 산 주식이 1만 5천 원이 되면, 5천 원이 수익이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예요. 3억에 산 집이 5억이 되면, 2억이 시세 차익이에요.

둘째, 정기적인 수입이에요.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배당을 받을 수 있어요.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월세를 받을 수 있고요.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정해진 이자를 받아요.

오래 두고 모아가는 사람에게는 두 번째가 특히 중요해요. 사고파는 순간을 맞히지 않아도 계속 들어오니까요. 그런데 이 수익에는 반드시 짝이 따라와요.


위험과 수익은 비례한다

투자의 세계에는 하나의 대원칙이 있어요.

"위험이 클수록 수익도 클 수 있고, 위험이 작을수록 수익도 작다."

이걸 어렵게 말하면 "리스크-리턴 트레이드오프"라고 해요. 쉽게 말하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거예요.

은행 예금은 위험이 거의 없어요. 대신 이자가 2~3%밖에 안 되죠. 주식은 위험이 커요. 반토막이 날 수도 있어요. 대신 1년에 20~30% 수익이 나기도 해요. 부동산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고요.

"위험 없이 수익이 높은 투자"가 있다고 누군가 말하면, 사기라고 보면 돼요. 이 원칙은 앞으로 이 시리즈 내내 되풀이해서 나올 거예요. 그렇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투자를 해야 할까요.


그래서 왜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은행과 금리' 마지막 화에서 봤던 계산으로 돌아가볼게요. 예금 이자에서 물가가 올린 만큼을 빼야 진짜 내 몫이라는 이야기였죠.

예금 금리가 3%인데 물가가 2% 오르면, 실제로 불어나는 건 1%뿐이에요.

이 속도로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자산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반면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평균 수익률은 연 7~10% 수준이었어요. 물론 매년 이만큼 오르는 건 아니에요. 어떤 해에는 30% 오르고, 어떤 해에는 20% 떨어져요. 하지만 10년, 20년 길게 보면 평균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에요.

그중 낮은 쪽에 가깝게 연 8%로 잡고 20년을 굴리면 1,000만 원이 약 4,660만 원이 돼요. '은행과 금리' 3화에서 배운 복리, 그러니까 불어난 돈에 또 이자가 붙는 구조 덕분이죠. 같은 돈을 예금(연 3%)에 넣으면 약 1,800만 원이니, 두 배 반이 넘게 벌어져요.

물론 이 숫자는 평균일 뿐이고, 손실이 나는 해도 있어요. 다만 "투자가 뭔지도 모르고 안 하는 것"과 "알고 나서 선택하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이 시리즈에서는 그 "아는 것"을 하나씩 채워갈 거예요.


이번 화 정리

  • 저축은 돈을 지키는 것(원금 보장), 투자는 돈을 불리는 것(원금 비보장)이에요
  • 도박은 제로섬, 투자는 플러스섬이 될 수 있어요. 투자는 가치를 만드는 활동에 돈을 대는 것이에요
  • 투자 수익은 시세 차익과 정기 수입(배당, 월세, 이자) 두 가지예요
  • 위험과 수익은 비례해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이기고 자산을 키우려면, 투자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다음 화에서는 그 주식을 하나씩 뜯어볼게요. 400년 전 네덜란드 상인들이 향신료를 실어 나르려고 짜낸 방법이, 지금 내가 사는 주식 한 주로 그대로 이어져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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