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 세대를 알아야 내 보험을 안다

실손보험 - 세대를 알아야 내 보험을 안다

같은 실손보험인데 왜 친구와 내가 돌려받는 돈이 다를까요?

SeriesMar 5, 20266 minutes

2화에서 건강보험의 구멍을 봤어요. 급여는 잘 막아주지만, 비급여는 100% 내 돈. 그 구멍을 메워주는 2층이 바로 실손의료보험이에요.

실손보험은 병원에서 실제로 쓴 돈을 영수증 기준으로 돌려받는 보험이에요. 4화에서 본 실손형이 바로 이거고요. 이름이 건강보험과 비슷하지만 국가가 아니라 보험사가 파는 민간보험이에요.

그런데 같은 실손보험인데 사람마다 돌려받는 몫이 달라요. 친구는 MRI 값을 거의 다 받았다는데, 나는 3분의 1을 내 돈으로 냈고요. 왜 다를까요?

가입한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실손보험은 세대가 있어요.


왜 세대가 나뉘었을까?

실손보험은 보험사가 마음대로 설계하지 못해요. 정부가 "보장은 여기까지, 가입자 부담은 이만큼"이라는 틀을 먼저 정해주고, 보험사들은 그 틀 안에서 팔아요.

문제는 실손보험이 계속 적자였다는 거예요. 5화에서 본 그대로, 나가는 보험금이 받은 보험료를 넘어섰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몇 년마다 틀을 손봤어요. 손볼 때마다 나온 새 버전, 그게 세대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새 세대가 나와도 내 보험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이에요. 내가 가입한 날의 틀이 그대로 유지돼요. 그래서 같은 실손보험이라는 이름을 달고도 가입 시기에 따라 보장 범위와 갱신 주기가 전부 다르고, 무엇보다 자기부담금이 달라요. 자기부담금은 병원비 중에 실손이 돌려주지 않고 내가 내는 몫이에요.


1세대 - 2009년 9월 이전 가입

가장 오래된 실손보험이에요. 보장이 가장 넓어요.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거나 아주 낮았어요. 손해보험사에서 든 것은 0%, 생명보험사에서 든 것은 20% 수준이었죠. 비급여도 거의 다 돌려받았고요. 보험사마다 상품이 제각각이던 시절이라 조건도 조금씩 달랐어요. 보험료를 다시 계산하는 주기는 3년이나 5년이었어요.

보장이 좋은 만큼 보험료도 계속 올라요. 하지만 이 보장을 다시 가입할 수는 없어요. 1세대를 가지고 있다면 함부로 해지하면 안 되는 이유예요.


2세대 - 2009년 10월 ~ 2017년 3월 가입

가입자가 가장 많은 세대예요. 전체 실손 가입자의 약 44%가 여기에 해당해요.

이때부터 표준화가 시작됐어요. 보험사마다 달랐던 상품이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됐죠. 자기부담금은 급여 10~20%, 비급여 20%. 보험료를 다시 계산하는 주기는 1년이나 3년으로 짧아졌어요. 주기가 짧아졌다는 건 보험료가 더 자주 오른다는 뜻이에요.

1세대보다 자기부담금이 생겼지만, 여전히 비급여 보장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서 보장 범위가 넓은 편이에요.


3세대 - 2017년 4월 ~ 2021년 6월 가입

비급여 쪽에서 변화가 생긴 세대예요.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MRI가 비급여 특약으로 분리됐어요. 2세대까지는 기본으로 들어 있던 항목인데, 3세대부터는 특약을 따로 붙여야 보장돼요. 자기부담금은 급여 10~20%, 비급여 20%, 특약으로 뺀 항목은 30%. 보험료 계산 주기는 1년이고요.

그러니 3세대라면 비급여 특약이 붙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해요. 없으면 도수치료나 비급여 MRI는 한 푼도 안 나와요.


4세대 - 2021년 7월 ~ 현재 가입

자기부담금이 가장 높고,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세대예요.

자기부담금은 급여 20%, 비급여 30%.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비급여를 많이 쓰면 다음 해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점이에요. 한 해 동안 받은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 원을 넘으면 다음 해 보험료가 올라가는데, 많이 쓴 구간이면 최대 4배까지 뜁니다. 매달 1만 원 내던 사람이 4만 원을 내게 되는 거죠. 반대로 병원에 거의 안 가면 할인을 받고요.

보험료는 싸지만, 많이 쓰면 많이 오르는 구조예요. 병원을 자주 가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요.


5세대 - 2026년 출시 예정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게 5세대예요. 핵심은 중한 병과 가벼운 병을 갈라서 다르게 보장하는 거고요. 시행 시점과 세부 내용은 아직 바뀔 수 있어요.

암이나 뇌혈관, 심장 질환 같은 중한 병은 지금과 비슷하게 보장해요. 대신 도수치료처럼 가벼운 비급여는 자기부담금이 절반까지 올라가고 한도도 크게 줄어드는 방향이에요. 그만큼 보험료는 4세대보다 싸질 것으로 보고 있고요.

"큰 병은 확실히 막아주되, 가벼운 건 본인이 더 부담하라"는 방향이죠.
그럼 내 실손은 어느 쪽일까요.


내 실손은 몇 세대일까?

보험증권이나 보험사 앱에서 계약일을 찾으면 돼요.

2009년 9월 이전이면 1세대, 2009년 10월~2017년 3월이면 2세대, 2017년 4월~2021년 6월이면 3세대, 2021년 7월 이후면 4세대예요.

또 하나. 내 실손이 단독인지 특약인지도 확인하세요. 4화에서 봤듯이 예전에는 종신보험 같은 큰 상품에 실손이 특약으로 붙어 있었어요. 이 경우 주계약을 해지하면 실손도 같이 날아가요. 2018년 이후 가입이라면 단독 실손이에요.


세대가 다르면 전략도 달라요

세대를 확인했다면 할 일이 달라져요.

1~2세대라면 보험료가 비싸도 해지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하고, 4세대라면 한 해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 원을 넘지 않는지 봐두면 좋아요.

"전환하면 보험료가 싸진다"는 말에 섣불리 움직이지 마세요. 보험료가 싸지는 대신 보장이 줄어드는 거예요. 내 의료 이용 패턴을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해요.


이번 화 정리

  • 실손보험 = 실제 쓴 병원비를 돌려받는 보험. 건강보험의 구멍을 메우는 2층
  • 정부가 기준을 바꿀 때마다 새 세대가 출시. 가입 시기에 따라 보장이 다르다
  • 1세대(보장 최고, 보험료 비쌈) → 2세대(표준화, 가입자 최다) → 3세대(비급여 특약 분리) → 4세대(자기부담 높고 보험료 저렴, 할증 구조)
  • 5세대는 추진 중. 중한 병과 가벼운 병을 갈라 보장을 차등화하는 방향
  • 내 실손이 몇 세대인지, 단독인지 특약인지 반드시 확인
  • 싸다는 말만 듣고 전환하지 말고, 내 병원 이용 습관부터 보자

실손이 병원비를 메워준다 해도, 큰 병에 걸리면 병원비 말고도 돈이 나가요. 다음 화에서는 3층으로 올라가서 암보험과 질병보험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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