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과 질병보험 - 3층, 삶을 지탱하는 돈

암보험과 질병보험 - 3층, 삶을 지탱하는 돈

병원비는 실손이 막아주는데, 끊긴 월급은 누가 막아줄까요?

SeriesMar 5, 20266 minutes

6화에서 2층을 다뤘어요. 실손보험, 건강보험의 구멍을 메워서 실제 병원비를 돌려받는 보험.

이번 화에서는 그 위 3층으로 올라가요. 2화에서 세운 층 구조에서 맨 위, 큰 병으로 삶이 흔들릴 때를 대비하는 자리예요. 여기 있는 게 진단금 보험이고요.


왜 실손만으로는 부족할까?

암에 걸렸다고 해볼게요. 실손보험이 있으면 병원비는 어느 정도 돌려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병원비만이 아니에요.

치료 기간 동안 일을 못 해요. 소득이 끊겨요. 간병인을 써야 할 수도 있어요. 가족의 일상도 무너져요. 이건 실손보험으로 청구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실손은 병원 영수증이 있어야 돌려받는 보험이니까요.

그래서 진단금이 필요해요. 진단금은 병원에서 그 병이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약속한 금액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에요. 4화에서 본 정액형이죠. 치료비가 얼마 나왔는지는 따지지 않아요. 영수증도 필요 없고, 어디에 쓰든 상관없어요. 병원비에 보태도 되고, 그 몇 달치 생활비로 써도 돼요.

3화에서 2층과 3층의 역할이 다르다고 했던 게 이 이야기예요.
그럼 어떤 병에 이 돈을 준비해두는 걸까요.


3대 질병 - 암, 뇌, 심장

진단금 보험은 대개 세 가지를 중심으로 짜여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한국인 사망 원인의 위쪽을 차지하는 병들이에요.

이 세 가지가 핵심인 이유는 단순해요. 걸리면 치료비가 크고, 치료 기간이 길고, 소득 공백이 커요. 감기처럼 며칠 쉬고 끝나는 병이 아니에요. 수개월에서 수년간 일상이 바뀌어요.

그래서 진단금도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이렇게 셋으로 나눠 붙여요.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어요. 같은 이름의 진단금인데 실제로 받는 금액이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암부터 볼게요.


암보험 - 암이 다 같은 암이 아니에요

암 진단금 3,000만 원짜리 보험에 가입했어요. 암에 걸리면 3,000만 원을 받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보험에서 암은 종류에 따라 보장 금액이 달라요.

 

1️⃣ 일반암 :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 대부분의 암이에요. 진단금 전액을 받아요.

2️⃣ 고액암 : 백혈병, 뇌암, 췌장암 등 치료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암이에요. 일반암보다 더 많이 주는 상품도 있어요.

3️⃣ 소액암 :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대장점막내암 등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적고 예후가 좋은 암이에요. 일반암 진단금의 10~20%만 나와요. 3,000만 원짜리 보험인데 갑상선암이면 300~600만 원만 받는 거예요.

4️⃣ 유사암 :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 엄밀히 말하면 암은 아니지만 암에 가까운 것들이에요. 역시 일반암의 10~20% 수준이에요.

 

그러니 내 보험이 이 넷을 어떻게 갈라놓았는지 확인해둬야 해요. 확인할 곳은 약관이에요. 약관은 보험사와 내가 맺은 계약서인데, 어떤 경우에 얼마를 준다는 규칙이 전부 적혀 있어요. 보험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내 계약의 약관을 내려받아 "암의 정의" 부분을 보면 돼요.
범위가 갈리는 건 암만이 아니에요. 뇌와 심장도 마찬가지예요.


뇌혈관과 심장 - 범위가 핵심이에요

뇌와 심장도 암과 비슷한 구조예요. 같은 뇌 질환, 같은 심장 질환이라도 보장 범위에 따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갈려요.

 

뇌 쪽을 볼게요. 뇌혈관질환은 뇌의 혈관에 생기는 병 전부를 묶은 큰 우산이에요. 그 안에 뇌졸중이 있고, 뇌졸중은 다시 둘로 나뉘어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에요.
그래서 뇌혈관질환으로 가입하면 뇌졸중도 뇌출혈도 뇌경색도 다 들어와요. 반대로 뇌출혈로만 가입했다면 혈관이 막혀 쓰러진 경우, 즉 뇌경색은 한 푼도 안 나와요.

심장 쪽도 같은 구조예요. 허혈성심장질환은 심장으로 가는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을 묶은 우산이고, 그 안에 협심증(피가 부족해 가슴이 아픈 단계)과 급성심근경색(혈관이 아예 막혀 심장 근육이 죽는 단계)이 들어 있어요. 허혈성심장질환으로 가입하면 둘 다 보장되고, 급성심근경색으로만 가입하면 협심증은 빠져요.

 

당연히 범위가 넓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요. 하지만 좁게 가입하면 정작 진단받았을 때 "이건 보장 범위 밖입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요. 뇌는 뇌혈관질환, 심장은 허혈성심장질환으로 가입하는 게 일반적인 가이드예요.


진단금은 얼마가 적정할까?

범위를 정했다면 다음은 금액이에요. 여기엔 정답이 없어요. 사람마다 소득도 가족도 대출도 다르니까요. 대신 계산해볼 방법은 있어요.

큰 병에 걸리면 보통 1~2년은 예전처럼 일하기 어려워요. 그 기간에 생활비와 대출 이자, 간병비가 그대로 나가고요. 진단금은 이 돈을 기준으로 잡으면 돼요.

월 생활비가 300만 원이라고 해볼게요. 1년을 버티려면 3,600만 원, 여기에 간병비를 더하면 5,000만 원쯤 돼요. 2년을 보면 그 두 배가 되고요. 다만 진단금을 올리면 보험료도 같이 올라가요. 그래서 생활비 일부는 모아둔 돈으로 메운다고 보고, 3,000~5,000만 원 선에서 타협하는 경우가 많아요. 뇌와 심장도 비슷한 수준으로 잡고요.

1화의 기준을 여기에도 대볼 수 있어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라면 굳이 보험으로 넘기지 않아도 돼요. 모아둔 돈이 있다면 진단금을 그만큼 낮춰 잡아도 되고요.


이번 화 정리

  • 진단금 = 진단을 받는 순간 나오는 돈. 영수증도 용도 제한도 없다
  • 3대 질병 =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질병 보장의 뼈대
  • 암은 일반암, 고액암, 소액암, 유사암으로 나뉜다. 소액암·유사암은 진단금의 10~20%만 지급
  • 뇌는 뇌혈관질환, 심장은 허혈성심장질환으로 넓게 가입하는 게 일반적
  • 금액은 치료비가 아니라 일을 못 하는 기간의 생활비를 기준으로 잡는다

그런데 삶을 흔드는 게 병만은 아니죠. 다음 화에서는 사고 쪽을 볼게요. 상해보험과 운전자보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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