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59)
부동산과 내 집 5화 : 전세의 빛과 그림자 4화에서 전세가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 모두에게 이득인 구조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제도가 처음부터 법의 보호를 받았을까요? 아니에요. 전세는 아무런 법적 안전장치 없이 시작됐어요.법 없이 돌아간 100년전세의 흔적은 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하지만 오랫동안 전세는 그냥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사적인 약속이었어요. 법이 보호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서로 믿고 하는 거래였죠.문제는 이 믿음이 깨졌을 때예요.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주면? 세입자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어요. 등기도 안 돼 있고, 법적 우선권도 없으니까요.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려버리면 세입자는 보증금도, 집도 잃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어요.수십 년간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정부가 나서게 됐어요.1981년, 전세가..
부동산과 내 집 4화 : 전세의 나라 - 세계에서 한국만 있는 제도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세를 설명하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에요. "집주인에게 수억 원을 맡기고, 월세를 안 낸다고? 계약 끝나면 그 돈을 돌려준다고?"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죠.전세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주택 임대차 제도예요. 이란이나 볼리비아에도 비슷한 방식이 있긴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금융 시스템을 갖춘 나라 중에서는 한국이 유일해요.전세의 구조전세는 구조 자체는 단순해요.세입자가 집주인에게 큰 목돈(보증금)을 맡겨요. 보통 집값의 50~80%에 해당하는 금액이에요. 세입자는 보증금만 내고 월세 없이 그 집에서 살아요. 계약 기간은 보통 2년이고,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은 보증금 전액을 돌려줘요. 그리고 집주인은 그 보증금을 계약 기간 동안 자유롭게 투자하거나 사용할 수 있어요.여기서 핵심 질문이 생겨..
부동산과 내 집 3화 : 부동산은 어떻게 돈이 되는가 3부에서 주식이 돈이 되는 방법을 배웠죠. 주가가 올라서 차익을 얻거나, 배당금을 받거나.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두 가지 방식으로 돈이 돼요.방법 1️⃣ 시세차익 :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3억에 산 아파트가 5년 뒤에 5억이 됐어요. 팔면 2억의 차익이 생기죠. 이게 시세차익(자본 이득)이에요.2화에서 본 부동산 불패 신화의 핵심이 바로 이거예요. 한국에서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고 하면 대부분 시세차익을 말하는 거예요. 부모 세대가 경험한 성공 스토리 대부분이 이 방식이에요.시세차익의 핵심은 "언제, 어디를" 사느냐예요. 같은 시기에 사도 서울 강남과 지방 소도시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죠. 1화에서 배운 "모든 부동산은 세상에 단 하나"라는 특징이 여기서 작동해요.하지만 시세차익에는 큰 불확실성이 있어요...
부동산과 내 집 2화 : 한국인은 왜 부동산에 집착할까 한국 가계의 평균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예요.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나머지 25%가 예금, 주식, 보험 등 금융자산이에요.미국은 어떨까요? 부동산 32%, 금융자산 68%. 일본도 부동산 36% 정도예요. 한국과 정반대 구조죠.왜 한국인은 이렇게까지 부동산에 자산을 몰아넣게 됐을까요? 여기엔 역사적인 이유가 있어요.아파트 공화국의 탄생1960년대, 한국은 본격적인 산업화에 들어가요. 농촌 인구가 서울로 쏟아져 들어왔어요. 좁은 도시에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니, 주택이 턱없이 부족했죠.정부의 해법은 아파트였어요. 1962년 마포아파트를 시작으로, 좁은 땅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시작됐어요.처음에 사람들은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성..
부동산과 내 집 1화 : 부동산이란 무엇인가 3부까지 주식, 채권, 펀드 같은 금융자산을 배웠어요. 4부에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자산을 다뤄볼 거예요. 부동산이에요.움직이지 않는 재산 부동산(不動産). 한자를 풀면 "움직이지 않는 재산"이에요. 반대말은 동산(動産) - 움직일 수 있는 재산이죠. 현금, 자동차, 주식 같은 건 동산이에요. 옮길 수 있으니까요. 부동산은 땅, 그리고 땅 위에 붙어있는 것들이에요. 아파트, 빌딩, 상가, 논밭, 임야. 이것들의 공통점은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는 거예요.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부산으로 옮길 수는 없잖아요.이 단순한 특징이 부동산을 다른 모든 자산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들어요.주식과 완전히 다른 3가지3부에서 배운 주식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해요. 1️⃣ 첫째, 세상에 똑같은 부동산은 없어요. 삼성전..
증권과 투자 11화 : 나만의 투자 원칙 세우기 3부의 마지막 화예요. 지금까지 10화에 걸쳐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투자 상품의 종류부터 역사적 교훈, 그리고 우리 뇌가 만드는 함정까지.이번 화에서는 이 모든 걸 하나로 엮어서, 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볼 거예요. 거창한 전략이 아니에요.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 원칙이에요.원칙 1️⃣ :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투자하지 않는다워런 버핏이 수십 년간 반복하는 말이에요. 그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IT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어요.1~6화에서 주식, 채권, 펀드, ETF, 금, 리츠를 배웠죠. 이 중에서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이 상품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없다면, 아직 투자할 준비가 안 된 거예요.누군가 "이거 무조건 올라..
증권과 투자 10화 : 투자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들 지금까지 우리는 투자 상품(1~6화), 버블의 교훈(7화), 복리와 장기투자(8화), 분산투자(9화)까지 알아봤어요.이론만 보면 투자는 간단해요. 분산하고, 오래 들고, 중간에 안 팔면 된다. 그런데 실제로 이걸 실천하는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적어요.왜일까요? 우리의 뇌가 투자에 적합하게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심리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유2002년,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어요.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가요.전통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가정해요. 하지만 카너먼은 실험으로 증명했어요. "인간은 체계적으로 비합리적이다." 그리고 그 비합리성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밝혀냈죠.함정을 미리 알면, 피할 확률이 높아져요.함정 1 - 손실 회피 : 잃는 고통이..
증권과 투자 9화 : 분산투자와 자산배분 5화에서 펀드와 ETF를 배울 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이 나왔죠. 그때는 펀드가 여러 종목에 나눠 담는 바구니라는 걸 설명하는 정도였어요.이번 화에서는 이 격언을 투자 전략의 핵심 원칙으로 본격 파고들어 볼 거예요. 단순히 "여러 개 사라"가 아니에요. 뭘, 얼마나, 왜 나눠야 하는지가 중요해요.1952년, 한 대학원생의 논문분산투자가 좋다는 건 옛날부터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왜 좋은지, 어떻게 해야 최적인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사람은 없었어요.1952년, 시카고 대학의 대학원생 해리 마코위츠가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해요."투자의 위험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로 봐야 한다.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을 섞으면, 수익률은 유지하면서 위험만 줄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