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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시리즈/[1부] 돈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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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역사 13화 : CBDC와 돈의 미래 지난 시간에 우리는 비트코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살펴봤어요."정부도 은행도 필요 없는 돈." 비트코인이 던진 이 질문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을 긴장시켰어요.민간에서 만든 디지털 화폐가 퍼지면, 중앙은행이 돈을 관리할 수 없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중앙은행들이 생각했어요."그러면 우리가 직접 디지털 화폐를 만들면 되지 않나?"CBDC란?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예요. 한국어로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쉽게 말하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돈이에요.지금 우리가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로 결제하면, 돈은 내 은행 계좌에서 상점의 은행 계좌로 이동해요. 중간에 반드시 은행이 끼어 있죠.CBDC는 달라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가 내 전자지갑에 직접 들어..
돈의 역사 12화 : 비트코인, 정부도 은행도 없는 돈 (2008) 지난 시간에 우리는 돈이 눈에 보이지 않는 숫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살펴봤어요.신용카드, 전자결제, 스마트폰 페이. 돈은 점점 편리해졌죠.그런데 이 편리한 시스템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었어요. 은행을 믿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 돈은 은행 컴퓨터에 저장된 숫자잖아요? 은행이 망하면? 은행이 내 계좌를 동결하면?2008년, 바로 그 일이 벌어졌어요.2008년, 은행이 무너지다2008년 9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어요. 158년 역사를 가진 거대 은행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거예요.원인은 부동산 거품이었어요. 은행들이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주택담보대출을 해줬거든요. 집값이 계속 오를 거라고 믿으면서요. 거품이 꺼지자,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한 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졌어요.각국 정부는 ..
돈의 역사 11화 : 보이지 않는 돈의 시대, 신용카드와 전자결제 지난 시간에 우리는 돈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정리했어요.조개껍데기 → 금 → 주화 → 지폐 → 신뢰만 남은 지폐.돈은 점점 가벼워지고, 점점 추상적으로 변해왔죠.그런데 20세기 후반, 훨씬 더 극적인 변화가 시작돼요. 돈이 아예 눈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거예요.지갑을 깜빡한 남자1949년, 뉴욕의 사업가 프랭크 맥나마라가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에서 거래처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했어요.식사가 끝나고 계산하려는데, 지갑을 집에 두고 온 걸 깨달았죠. 결국 아내에게 전화해서 돈을 가져다 달라고 해야 했어요.창피했겠죠?그날 밤, 맥나마라는 생각했어요. "현금 없이도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1950년, 그는 '다이너스 클럽(Diners Club)' 카드를 만들었어요.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였죠.종이..
돈의 역사 10화 : 닉슨 쇼크 - 금과의 이별 (1971) 지난 시간에 우리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어떻게 달러를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었는지 살펴봤어요.달러만 금과 연결되고, 다른 나라 화폐는 달러에 고정되는 구조. 이 시스템 덕분에 세계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했죠.하지만 이 체제에는 태생적인 모순이 숨어 있었어요.트리핀의 딜레마 : 풀 수 없는 모순1960년,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 미국 의회에서 충격적인 증언을 했어요."브레튼우즈 체제는 근본적으로 모순된 시스템입니다."세계 경제가 성장하려면 달러가 충분히 돌아다녀야 해요. 그런데 달러를 많이 풀면? 미국이 보유한 금에 비해 달러가 너무 많아져요. "미국이 정말 저 많은 달러를 다 금으로 바꿔줄 수 있어?" 하는 의심이 생기죠.반대로 달러 공급을 줄이면? 세계 경제에 돈이 부족해져서 성장이 멈춰요.어느 쪽을 선..
돈의 역사 9화 : 브레튼우즈 체제, 달러와 금의 결혼 지난 시간에 우리는 대공황이 금본위제를 어떻게 완전히 무너뜨렸는지 살펴봤어요.1930년대를 거치며 각국은 금본위제를 포기했고, 세계 경제는 질서 없이 혼란에 빠졌어요. 이런 혼란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어요.전쟁이 끝나갈 무렵, 세계는 다시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자."1944년, 작은 호텔에 세계가 모이다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의 작은 마을 브레튼우즈. 마운트 워싱턴 호텔에 44개국 대표 730명이 모였어요.3주간의 회의 끝에, 역사적인 합의가 탄생했어요. 이것이 바로 '브레튼우즈 체제'예요.브레튼우즈 체제, 어떤 구조였을까?핵심은 아주 간단해요. 1️⃣ 미국 달러만 금과 연결한다. 금 1온스 = 35달러로 고정. 2️⃣ 다른 나라 화폐는 달러에 고정..
돈의 역사 8화 : 대공황과 금본위제의 최후 지난 시간에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이 금본위제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살펴봤어요.전쟁 후 세계는 금환본위제로 돌아가려 했지만, 곳곳에 균열이 있었죠. 그리고 1929년, 그 균열을 완전히 터뜨린 사건이 발생해요.바로 대공황(Great Depression)이에요.1929년, 대공황1929년 10월,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했어요. 1932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약 89% 하락했어요. 100만 원어치 주식이 11만 원이 된 거예요.은행들도 줄줄이 무너졌어요. 1929년부터 1933년 사이, 미국에서만 약 9,000개의 은행이 파산했어요. 사람들의 저축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죠.금본위제가 위기를 더 키우다여기서 금본위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그런데 나쁜 역할이었어요.경제가 무너지고 있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가..
돈의 역사 7화 : 전쟁이 금본위제를 무너뜨리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금본위제가 어떻게 세계 경제를 하나로 연결했는지 살펴봤어요."이 돈을 가져가면 언제든 금으로 바꿔준다"는 약속. 이 약속이 40년간 세계를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했죠.그런데 이 시스템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해요. 바로 전쟁 때문이에요.전쟁에는 돈이 필요하다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졌어요.전쟁이 시작되자 각국 정부는 엄청난 문제에 직면했어요. 군인을 모집하고, 무기를 만들고, 식량을 조달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했거든요.그런데 금본위제 아래에서는 돈을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었어요. 보유한 금만큼만 돈을 발행할 수 있었으니까요. 전쟁 비용이 아무리 급해도, 금이 없으면 돈을 더 만들 수 없었죠.각국 정부는 고민에 빠졌어요. "전쟁을 포기할까, 아니면 금본위제를 포기할까?"답은..
돈의 역사 6화 : 금본위제, 세계가 금으로 연결되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유럽에서 지폐와 중앙은행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살펴봤어요.종이돈은 편리했지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어요. "이 종이가 진짜 가치가 있는 걸까?" 아무리 중앙은행이 발행했다고 해도, 종이는 그냥 종이잖아요.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했어요.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했어요. "종이돈을 금과 연결하면 어떨까?"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금본위제(Gold Standard)'예요.뉴턴이 만든 '우연한' 금본위제금본위제의 시작은 의외의 인물과 관련이 있어요. 바로 아이작 뉴턴!네, 그 만유인력을 발견한 그 뉴턴이에요. 뉴턴은 1696년부터 무려 30년 넘게 영국 왕립조폐국장을 맡았거든요.당시 영국은 금화와 은화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는 복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어요. 1717년, 뉴턴은 금과 은의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