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우리는 이자를 둘러싼 5,000년간의 논쟁을 살펴봤어요.
결국 인류는 이자를 없애는 대신 관리하는 쪽을 선택했죠. 이제 이자는 경제의 기본 원리로 자리 잡았어요.
그렇다면 이자는 실제로 어떻게 계산될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단리와 복리.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질 거예요.
단리 :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다
단리는 간단해요. 처음 맡긴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100만 원을 연 5% 단리로 저축했다고 해볼게요.
- 1년 후 : 100만 원 + 이자 5만 원 = 105만 원
- 2년 후 : 100만 원 + 이자 5만 원 + 이자 5만 원 = 110만 원
- 3년 후 : 100만 원 + 이자 5만 원 × 3 = 115만 원
매년 똑같이 5만 원씩 이자가 붙어요. 10년이 지나면 100만 원 + 50만 원 = 150만 원. 아주 단순하죠.
단리의 핵심은 이자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거예요. 1년 차에 받은 5만 원은 그냥 5만 원으로 가만히 있어요.
복리 :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복리는 다릅니다. 이자가 원금에 합쳐지고, 그 합쳐진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이에요.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볼게요. 100만 원을 연 5% 복리로 저축했다면.
- 1년 후 : 100만 원 × 1.05 = 105만 원
- 2년 후 : 105만 원 × 1.05 = 110만 2,500원
- 3년 후 : 110만 2,500원 × 1.05 = 115만 7,625원
2년 후를 보세요. 단리는 110만 원인데 복리는 110만 2,500원이에요. 겨우 2,500원 차이? 별것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시간이 길어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시간이 만드는 차이
100만 원을 연 5%로 넣어뒀을 때, 단리와 복리의 차이를 볼게요.
- 10년 후 : 단리 150만 원 vs 복리 약 163만 원
- 20년 후 : 단리 200만 원 vs 복리 약 265만 원
- 30년 후 : 단리 250만 원 vs 복리 약 432만 원
- 50년 후 : 단리 350만 원 vs 복리 약 1,147만 원
30년이 지나면 단리는 원금의 2.5배인데, 복리는 4.3배예요. 50년이 지나면? 단리는 3.5배, 복리는 11.5배.
같은 이자율, 같은 원금인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요. 이걸 "복리의 눈덩이 효과"라고 불러요.
처음에는 차이가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자가 이자를 낳고, 그 이자가 또 이자를 낳으면서 가속도가 붙는 거예요. 스노우볼이 산 위에서 굴러 내려올 때, 처음엔 작지만 점점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죠.
72의 법칙 : 돈이 두 배가 되는 시간
복리에는 유용한 계산법이 하나 있어요. "72의 법칙"이에요.
72 ÷ 이자율 = 원금이 두 배가 되는 햇수
예를 들면:
- 연 2% 복리 : 72 ÷ 2 = 36년 후 두 배
- 연 4% 복리 : 72 ÷ 4 = 18년 후 두 배
- 연 6% 복리 : 72 ÷ 6 = 12년 후 두 배
- 연 8% 복리 : 72 ÷ 8 = 9년 후 두 배
- 연 12% 복리 : 72 ÷ 12 = 6년 후 두 배
이 법칙이 정확한 공식은 아니지만, 어림잡기에 매우 유용해요. 암산으로 바로 가능하거든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보여요. 이자율이 높으면 두 배가 되는 시간이 극적으로 짧아진다는 거예요. 2%면 36년 걸리는데, 8%면 9년이면 돼요.
복리는 빚에도 적용된다
여기까지 읽으면 "복리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복리에는 무서운 면도 있어요.
빚에도 복리가 적용되거든요.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을 생각해 볼게요. 연 이자율이 15~20% 정도인데, 이게 복리로 쌓여요.
72의 법칙을 적용해 보면:
- 연 18% 복리 : 72 ÷ 18 = 4년 후 빚이 두 배
100만 원 갚지 않고 놔두면, 4년 후에 200만 원이 되는 거예요. 8년이면 400만 원, 12년이면 800만 원. 복리의 눈덩이가 반대로 굴러오는 거죠.
1화에서 함무라비 법전이 이자율 상한을 정한 이유, 기억나죠?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빌린 사람이 영원히 빚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3,8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복리의 무서움은 똑같아요.
복리는 저축할 때는 최고의 친구이지만, 빚질 때는 최악의 적이에요.
"세계 8번째 불가사의"
복리에 대해 이런 말이 전해져요.
"복리는 세계 8번째 불가사의다. 이해하는 사람은 복리를 벌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복리를 낸다."
이 말은 아인슈타인이 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라는 확실한 기록은 없어요. 다만 이 문장이 오랫동안 인용되어 온 이유는, 그만큼 복리의 위력이 강력하기 때문이에요.
핵심은 이거예요.
- 예금, 투자에서 복리가 작동하면 → 시간이 돈을 벌어준다
- 빚에서 복리가 작동하면 → 시간이 돈을 갉아먹는다
같은 원리인데, 내가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반대가 돼요.
1년이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 이유
복리의 원리를 알면, 한 가지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25살에 매달 30만 원씩 연 7% 복리로 저축을 시작한 A와, 35살에 같은 조건으로 시작한 B를 비교해 볼게요. 둘 다 60살까지 저축한다면:
- A (25살 시작, 35년간) : 총 납입액 1억 2,600만 원 → 약 5억 3,000만 원
- B (35살 시작, 25년간) : 총 납입액 9,000만 원 → 약 2억 4,000만 원
A가 B보다 3,600만 원 더 넣었을 뿐인데, 결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나요. 10년이라는 시간이 복리를 통해 만들어낸 차이예요.
복리의 세계에서는 "얼마를 넣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두느냐"가 더 중요해요.
이번 화 정리
- 단리 : 원금에만 이자가 붙음. 시간이 지나도 이자 금액이 같음
- 복리 : 이자에 이자가 붙음.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남
- 72의 법칙 : 72 ÷ 이자율 = 원금이 두 배 되는 햇수
- 복리는 저축할 때는 최고의 친구, 빚질 때는 최악의 적
- 복리의 세계에서는 "얼마나 오래"가 "얼마나 많이"보다 중요해요
다음 화에서는 이 이자를 다루는 핵심 기관, 은행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우리가 은행에 100만 원을 맡기면, 은행은 그 돈으로 도대체 뭘 하는 걸까요? 그리고 은행은 어떻게 돈을 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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