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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시리즈/[1부] 돈의 역사

돈의 역사 8화 : 대공황과 금본위제의 최후

 

지난 시간에 우리는 제1차 세계대전이 금본위제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살펴봤어요.

전쟁 후 세계는 금환본위제로 돌아가려 했지만, 곳곳에 균열이 있었죠. 그리고 1929년, 그 균열을 완전히 터뜨린 사건이 발생해요.

바로 대공황(Great Depression)이에요.


1929년, 대공황

1929년 10월,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했어요. 1932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약 89% 하락했어요. 100만 원어치 주식이 11만 원이 된 거예요.

은행들도 줄줄이 무너졌어요. 1929년부터 1933년 사이, 미국에서만 약 9,000개의 은행이 파산했어요. 사람들의 저축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죠.


금본위제가 위기를 더 키우다

여기서 금본위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그런데 나쁜 역할이었어요.

경제가 무너지고 있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은 돈을 더 풀어서 경기를 살리는 것이에요.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이 돌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금본위제 아래에서는 이게 불가능했어요. 금 보유량 이상으로 돈을 찍어낼 수 없었으니까요.

오히려 반대 상황이 벌어졌어요. 사람들이 불안해서 금을 요구하면, 정부는 금을 지키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했어요.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데 금리를 올리다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6화에서 금본위제의 치명적 약점이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거라고 했죠? 대공황에서 그게 현실이 된 거예요.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금본위제

결국 각국은 하나둘씩 금본위제를 포기하기 시작했어요.

  • 1931년 : 영국, 일본
  • 1933년 : 미국
  • 1936년 : 프랑스, 스위스 (마지막까지 버틴 나라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특히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어요. 1933년, 개인이 금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했어요. 국민들에게 금을 온스당 20.67달러에 정부에 팔도록 명령한 뒤, 1934년에 금 가격을 온스당 35달러로 올렸어요. 달러의 가치를 약 40% 낮춘 거예요. 미국 물건이 해외에서 싸져서 수출을 늘리려는 전략이었죠.


금본위제의 교훈

이렇게 1930년대를 거치며, 전 세계에서 금본위제는 사실상 끝났어요.

금본위제가 남긴 교훈은 명확해요.

평화로운 시기에는 안정적인 시스템이었지만, 위기가 닥치면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났어요. 전쟁이든 경제 위기든, 급하게 돈이 필요한 순간에 금이라는 족쇄가 정부의 손발을 묶어버린 거예요.

결국 세계는 깨달았어요. "돈의 양을 금에 묶어두는 건 한계가 있다"고. 그래서 대공황 이후,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통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어요.


이번 화 정리

  • 1929년 대공황으로 주식시장이 89% 폭락하고, 은행 9,000개가 파산했어요
  • 금본위제가 위기 대응을 막아서 공황을 더 깊게 만들었어요
  • 영국(1931), 미국(1933), 프랑스(1936) 순으로 금본위제를 포기했어요
  • 루스벨트는 개인 금 보유 금지, 달러 가치 절하 등 파격 조치를 취했어요
  • 교훈 : 금본위제는 평시에는 안정적이지만, 위기에는 족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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